1954년 체신부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최 비서관은 52년 동안의 공직 생활, 45년 동안의 법원·검찰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그는 1961년부터 검찰에서 근무하다가 검사 출신인 김주한 대법관을 따라 1988년 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창권 전 대법관, 강신욱 대법관까지 검찰 출신 대법관 3명을 보좌했다.
대법관 비서관은 별정직이어서 정년은 없지만 대법관 3명을 내리 보좌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강 대법관보다 9세, 이용훈 대법원장보다 7세가 많다.
업무 처리가 깐깐한 그를 대법관들은 “제발 남아 달라”고 붙잡았다. 최 비서관은 법원 내에서 ‘칸트의 시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계처럼 매일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 산책을 했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처럼 퇴근 시간이 오후 9∼11시에서 어긋나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문을 오탈자 없이 꼼꼼하게 점검하기로 유명했다”면서 “업무에 신경 쓰느라 여행을 좋아하는 그가 아직 설악산을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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