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여성삶과 우먼파워…초혼 100쌍중 12쌍 ‘연하신랑’

  • 입력 2006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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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경험이 있는 여성이 총각(초혼 남성)과 재혼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낯설지 않은 혼인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남녀 모두 초혼일 경우 연상의 여성과 연하의 남성이 결혼하는 사례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사상 처음 50%를 넘었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오랜 경기 불황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2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를 내놓았다.

○ 총각과 재혼여성 간 결혼 늘어

지난해 전체 결혼 건수의 6.4%는 총각과 재혼여성 간의 결혼이었다.

총각과 재혼여성의 결혼 비율은 1990년만 해도 2.3%에 그쳤다. 하지만 여성의 이혼을 큰 흠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1995년 3.5%, 2000년 4.9%에 이어 작년에는 6%를 넘어섰다.

반면 처녀와 재혼남성이 결혼하는 비율은 1990년 3.6%에서 1995년 3.5%로 줄었다가 2005년 4.1%로 나타나 총각과 재혼여성의 결혼비율을 밑돌았다.

이는 ‘능력 있는 여성’들이 이혼 후에도 마음이 맞는 총각과 많이 결혼하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초혼 부부 중 여성의 나이가 더 많은 ‘여성연상 부부’의 비율은 12.2%로 1990년에 비해 3.4%포인트 높아졌다. 동갑인 부부도 크게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연상 부부의 비율은 82.2%에서 72.8%로 낮아졌다.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지난해 27.7세로 1990년보다 2.9세가 높아졌다. 여성들이 일과 육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는 지난해 1.08명에 불과했다.

○ 여성 2명 중 1명 경제활동 참여

지난해 만 15세 이상 여성 가운데 취업했거나 취업할 의사가 있는 여성의 비율(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50.1%로 처음 50%를 웃돌았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65년 37.2%에서 1973년 처음 40% 선을 넘었으며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4.6%로 10년 전의 76.4%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통계청은 전문직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대학교수 가운데 여자 교수의 비율은 지난해 13.2%로 1995년에 비해 1.8%포인트 높아졌다. 10년 전 의사 100명 가운데 18명 수준이던 여의사 수는 19명으로 많아졌다.

지난해 외무고시 합격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행정고시 합격자 중 여성은 10명 중 4명꼴이었다.

올해 5·31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의회에 진출한 여성은 525명으로 전체 지방의회 의원의 14.5%다. 2002년 여성 지방의원 비율(3.4%)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높아진 것은 무엇보다 교육수준이 높아졌기 때문.

1995년까지만 해도 여성 2명 중 1명꼴로 대학에 진학했지만 지난해에는 10명 중 8명꼴로 대학에 갔다.

서강대 조옥라(문화인류학) 교수는 “출산율 저하에 따라 아들 딸 구분 없이 교육하는 풍토가 자리 잡으면서 교육받은 여성들이 전문 직종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체 여성 고용의 질은 아직 낮다

지난해 전체 여성 취업자 가운데 상용직 임금 근로자의 비율은 25.6%였다. 남성 상용직 근로자 비율(41.1%)보다 크게 낮아 여성들의 전문직 진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여성 고용의 질은 그리 높지 않았다.

여성 근로자 10명 중 4명꼴로 임시직과 일용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근로자 10인 이상 기업체에서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의 62.6% 수준이었다.

지난해 맞벌이 가구에서 가구주(대부분 남성)의 근로소득은 평균 164만 원인 반면 배우자(대부분 여성)의 근로소득은 92만 원이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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