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여성 배우자를 배려한 측면이 크다. 또 평생 배우자와 함께 재산을 모으고도 자녀보다 적게 재산을 상속받는 불합리한 점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자녀가 1명일 때에는 배우자의 상속 비율이 지금보다 낮아져 국회 입법 과정에서 정부안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배우자가 숨지면 남은 배우자가 무조건 상속재산의 절반을 갖나.
“그렇지 않다. 유언이나 당사자 간 협의, 계약이 가장 중요하다. 배우자가 사망하기 전에 유언이나 계약을 통해 상속재산 분할 비율을 정했거나 남은 가족 간에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면 적용되지 않는다.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에만 해당된다.”
―자녀가 1명일 때 배우자가 받을 수 있는 상속재산은 60%에서 절반으로 오히려 줄어드는데….
“자녀가 1명인 가족의 재산 상속 문제는 30∼40년 후에 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의견 수렴 과정을 좀 더 거칠 것이다.”
―70세인 아버지가 재혼하려고 한다. 새어머니가 될 분은 재산 형성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는데도 재산의 절반을 상속받나.
“혼인 전 따로 재산에 관한 계약을 하거나 유언을 통해 재산 분할 비율을 명시해 두면 된다.”
―1억 원짜리 아파트를 부부가 공동명의로 갖고 있다가 남편이 숨지면 어떻게 되나.
“남편과 아내가 5000만 원씩 갖고 있었다고 보고 아내는 자신 소유의 5000만 원과 남편 소유의 5000만 원 가운데 절반인 2500만 원까지 7500만 원을 갖는다.”
―자녀가 없고 시부모만 있으면….
“지금까지는 시부모와 배우자가 1 대 1 대 1.5의 비율로 나눴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면 배우자가 우선 50%를 갖고 시부모가 25%씩 갖는다.”
―배우자가 남긴 채무도 같은 비율로 상속되나.
“채무도 상속재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배우자가 50%를 떠안게 된다.”
―‘혼인 중 재산분할 청구’ 제도가 도입돼 이혼 전에 재산 분할을 이미 받은 배우자는 어떻게 되나.
“지금은 이혼할 때만 재산 분할 청구를 할 수 있지만 법이 통과되면 혼인 생활 도중에도 재산 분할 청구가 가능해진다. 혼인 생활 중 재산 분할을 받은 때에는 배우자가 남긴 상속재산을 자녀와 똑같은 비율로 나눠 갖는다.”
―종중재산이 남편 명의로 돼 있었는데 남편이 숨졌다. 이 경우에는….
“이번 개정 시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지금처럼 종중재산이 남편의 상속재산에 포함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상속재산의 일부라면 50%는 배우자 몫이 된다.”
―외국은 어떻게 돼 있나.
“독일과 스위스는 배우자가 자녀와 공동으로 상속받을 때 상속재산의 50%를 받고 시부모(장인, 장모)와 공동 상속 때는 상속재산의 75%를 받도록 돼 있다. 프랑스, 일본, 미국도 배우자가 상속재산의 50%를 갖는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