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 거치지 않은 사업 승인은 무효”

  • 입력 2006년 7월 3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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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사업을 승인한 것은 무효라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사업을 벌일 때 주민들의 환경권 보호를 위해 환경관련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등 개발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박재윤 대법관)는 강원 철원군 도창리 주민 244명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마을에 설치된 육군 1968부대 박격포 훈련장의 승인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방부가 주민의 생존에 직결되는 상수원 문제 등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는데도 환경부장관과 협의도 하지 않고 사업을 승인한 것은 환경영향평가법의 입법 취지에도 어긋나고 주민들의 이익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런 행정처분을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심에서 무효처분 사유로 판단한 산림청장과의 협의 과정은 자문을 구하라는 것이지 반드시 그 의견을 따르라는 것은 아니어서 무효처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육군 1968부대는 1998년 4월 강원 철원군 도창리에 주민의견 수렴과정이나 환경영향평가 없이 국방부로부터 훈련장 설치 승인을 받았으며, 2001년 8월 훈련장 공사를 마쳤다.

이에 주민들은 "사격장 훈련이 실시되면 식수원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의 위험이 크다"며 소송을 냈다. 주민들은 1,2심에서도 승소해 국방부는 현재 이 사격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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