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본개발(HRD)을 위한 기업의 투자와 지원을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가 심각하고 이 격차가 업무이해도와 숙련도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이 4일 주최하는 ‘제1회 인적자본 기업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직능원은 노동부와 함께 지난해 6개월 동안 450여 개 기업과 직원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국내 첫 인적자본관리 실태를 조사했다.
▽교육이 업무숙련도로 이어져=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4년도 사무관리직 신입사원의 교육훈련 비용으로 중소기업(100∼299명)은 1인당 54만 원을 썼다. 대기업(2000명 이상)은 약 7배인 359만 원을 지출했다.
생산기능직 신입사원의 교육훈련 비용으로 중소기업은 23만 원을, 대기업은 약 4배인 93만 원을 썼다.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교육훈련의 차이는 근로자의 업무이해도와 숙련도에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의 경우 자신의 업무와 회사의 전반적인 현황을 잘 이해한다는 응답이 중소기업보다 7∼9% 높았다.
제조업을 예로 들면 중소기업 생산직 근로자의 숙련도는 7점 만점을 기준으로 입사 당시보다 2.14점 늘었다. 2000명 이상 대기업 근로자는 2.65점 늘었다.
중소기업 근로자가 교육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자기계발이 어렵고 업무숙련도 향상 폭이 낮음을 보여 준다.
▽인력 부족으로 교육 못해=대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이 인터넷 교육을 실시했다. 중소기업은 10곳 중 4곳에 그쳤다. 직원이 외국 대학에서 학위를 받도록 지원하는 비율은 대기업이 약 60%인 반면 중소기업은 2%에 그쳤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나 보너스 지급, 승진 시 우대 등 핵심 인재 육성책을 마련한 중소기업은 6곳 중 1곳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에서 인적자원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원인으로 담당자들은 ‘인력 부족으로 인원 차출의 어려움’과 ‘전문가 부족’을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이갑수(42) 수석연구원은 “이직 우려 때문에 중소기업은 근로자 교육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비슷한 업종끼리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협력 관계에 있는 대기업의 교육 과정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인적자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당 조직도 부실=대기업 10곳 중 9곳이 인적자원개발 전담 조직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은 비슷한 조직을 가진 경우가 10곳 중 2곳이었다.
또 중소기업은 인적자원개발 담당자 10명 중 3명 정도가 전문대 졸업자이지만 대기업은 전문대 졸업자와 석박사급이 각각 10명 중 1명으로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청 등에서 근로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중소기업의 인적자원개발 수준을 높이는 데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직능원의 김미숙(40·여) 박사는 “지역별 업종별로 중소기업이 공동 인력 육성과 순환근무를 통해 사원과 회사 모두에 이익이 되는 교육훈련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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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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