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산속 길잃고 헤매다 100년 산삼 “심봤다”

  • 입력 2006년 7월 6일 02시 59분


산삼마니아인 회사원 박모(50) 씨는 휴일인 2일 산삼을 캐려고 전북 무주군 덕유산에 올랐다.

운 좋게도 오전부터 산 중턱에서 작은 산삼 몇 뿌리를 발견하자 흥분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더 커다란 산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빠진 그는 정신없이 산을 돌아다니다 그만 길을 잃었다. 구름 낀 산속에서 5시간 이상 헤매던 그는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

잠시 숨을 돌리려고 큰 나무 아래에 주저앉은 그는 “심봤다”를 외쳤다. 길이 75cm, 무게 57g짜리 1뿌리와 작은 산삼 4뿌리가 보였기 때문.

직업상 격일제로 근무하는 박 씨는 7년 전부터 취미 삼아 등산을 시작했다가 산삼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연간 300∼400뿌리를 캐내 쓸 만한 것을 팔아서 3000만 원 정도 벌었다.

박 씨는 “심마니들은 보통 삼을 ‘심(心)’이라고 부르는데 좋은 목적에 쓰라는 뜻에서 하늘이 준 것으로 알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난해에도 산삼을 팔아 독거노인에게 김장을 담가 주고 연탄을 사 줬다.

한국산삼연구협의회 박성민 상임이사는 “100년 이상 된 천종산삼으로 추정돼 가격이 1억 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산삼은 8일 공개 경매에 부쳐진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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