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에위니아는 서해상으로 진입해 백령도를 거쳐 중국 만주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진로를 동쪽으로 틀어 10일 오전 10시 50분경 전남 진도군에 상륙한 뒤 한반도 내륙을 관통했다.
에위니아가 진로를 바꾼 원인은 우선 중국 쪽에서 불어오는 편서풍 때문. 편서풍이 예상보다 강해 태풍의 왼쪽 반원을 살짝 동쪽으로 밀어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또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지 못하면서 태풍이 북진하지 않고 동쪽으로 진로를 틀었다. 육지로 상륙한 에위니아는 오후 9시경 경기 여주군을 거쳐 빠른 속도로 강원 속초시 인근을 향해 동북진했지만 이후 중심기압과 풍속이 점차 약해지다가 오후 10시경 홍천시 부근에서 중심이 소멸됐다.
태풍은 바다를 따라 북상할 경우 지속적으로 열과 수증기를 공급받아 내륙에 강풍과 폭우를 몰고 올 수 있다. 태평양을 건너와 수증기를 머금은 에위니아도 9일에는 장마전선을 밀어 올리며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폭우를 쏟아냈다. 하지만 육지를 통과하면서 에너지원을 계속 공급받지 못해 태풍으로서의 세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결국 10일 밤 육지를 빠져나가기 전에 저기압으로 주저앉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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