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90년대 초반쯤부터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의 회식 자리나 술자리 등에 자주 나타나 친분을 쌓아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씨는 회식비를 대신 내주거나 휴가비와 전별금 등을 챙겨 줬고, 안면을 익힌 법조인들 사이에서는 ‘김홍수 회장’으로 통했다.
고급 카펫이 전시된 서울 강남구의 매장으로 아는 법조인을 초대하거나 1000만∼3000만 원의 수입산 고급 카펫을 선물하겠다며 자택 거실 등에 직원을 보내 깔아 준 일도 있다고 한다.
그는 사적인 자리에서 친분 있는 법조인에게서 다른 법조인을 소개받는 방식으로 인맥을 넓혀 와 지연에 의존했던 브로커 윤상림(구속기소) 씨와는 달리 특정 지역이나 학맥에 관계없이 두루 친분 관계를 형성했다.
검찰이 입수한 그의 다이어리에도 법조인이나 경찰관의 연락처가 적잖게 적혀 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김 씨는 처음부터 거물급 판검사들을 골라서 접촉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김 씨의 지인은 “처음부터 고위 간부를 만난 게 아니라 세월이 흐르면서 아는 판검사들이 승진해 고위층이 된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법조계 인맥이 두꺼운 것으로 소문이 나면서 김 씨는 주변에서 구속된 피의자의 석방이나 영장기각, 보석결정 등에 대한 청탁을 받았고, 이들 사건이 대부분 청탁한 대로 해결되는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하이닉스 주식 불법거래 수사 과정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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