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1시 20분경 경찰 112 문자신고 시스템에 한 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휴대전화의 위치 파악에 나서 신고자가 충남 공주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충남지방경찰청에 긴급 지령을 내렸다.
이어 “천안논산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이동 중이다”, “연무대 부근을 통과하고 있다”는 등 3차례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잇따라 접수됐다.
급박한 납치 상황으로 판단한 경찰은 서울, 경기, 인천, 충북지방경찰청 등에도 비상을 걸었다. 고속도로순찰대가 납치 차량을 추적하는 한편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의 모든 톨게이트와 나들목에 순찰차 수십 대를 배치했다.
그러나 경찰은 문자메시지로 신고를 했던 휴대전화의 통화 내역을 추적하다 곧 허탈감에 빠졌다. 신고자 허모(51) 씨가 이날과 전날 병원과 학교 등 수십 곳에 장난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
경찰은 이날 오후 6시경 비상상황을 해제하고 허 씨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관은 “급박한 상황인 줄 알고 5시간 내내 긴장했는데 너무 허탈하다”며 “장난전화로 경찰관 100여 명이 동원되는 동안 다른 곳에선 진짜 범죄가 일어날 수 있었다”고 씁쓸해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