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씨는 13일 오전 3시경 전남 신안군 흑산도 남동쪽 14㎞ 해상에서 자신의 예인선에 딸린 부선이 경남 통영 선적 장어잡이 어선 제305장덕호(40t급·선장 서영세·44)를 추돌한 사실을 알고도 구조에 나서지 않고 그대로 항해토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장덕호 선원 9명 가운데 유일하게 11시간 만에 구조된 심만철(34) 씨로부터 사고경위를 파악했으며, 군과 해양수산부로부터 레이더 항적자료를 넘겨받아 사고 시간대 운항 선박을 추적한 끝에 유 씨 등을 검거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심씨는 "배가 뒤집히자 선원 대부분이 바다로 탈출해 스티로폼 등 부유물을 잡고 있었다"며 "가해 선박이 멈추기만 했더라도 전원 구조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당시 사고사실을 보고받은 선장 유 씨는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대신 계속 항해토록 했다"며 "이들은 완전범죄를 노리고 항해를 계속했고 항해 후 범행 은폐를 위해 선체도색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14일 오전 7시 반경 경남 진해시 초리도 남동쪽 0.9㎞ 해상에서 정박 중 경찰에 검거됐다.
한편 해경은 이날 경비정과 구난헬기를 동원해 사고해역에서 이틀째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
목포=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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