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희균]“전교조 회원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요”

  • 입력 2006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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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에 6년째 회비를 내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제가 전교조 회원이라는 사실이 싫었습니다.”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 같은 글이 올랐다. 전교조는 하루 전 교육인적자원부가 수준별 교육을 손질하기 위해 개최한 공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이날 공청회장 단상을 점거하고 몸싸움을 벌인 전교조 교사들의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은 전교조 홈페이지와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절차적 정당성과 대화의 자세를 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는 비난을 쏟아 냈다.

이들은 공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전교조 측의 행동뿐만 아니라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는 공청회에서 7차 교육과정의 핵심인 단계형 수준별 수업이 일선에서 시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단일 교과과정을 도입하되 수준별 보조교과서를 보급하겠다는 개선방안을 밝혔다.

전교조는 이 방안의 장단점을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수준별 수업을 폐지하라는 예전의 주장만을 되풀이했다. 수준별 수업이 학생들에게 점수에 의한 불평등 서열을 강요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한다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게시판에는 “전교조의 입장대로라면 평가가 뒤따르는 시험이나 입시가 사라져야 한다. (전교조는) 시위를 하더라도 대안을 제시하라”는 글이 올랐다. 또 “매사에 평등만 강조하는 전교조의 논리를 보면 사회주의가 떠오른다”는 의견도 있었다.

평준화 이후 교사들은 “어느 수준의 학생에 맞춰 수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발적으로 수준별 수업을 실시해 좋은 성과를 거둔 학교도 있다. 하지만 이들 학교에서 ‘불평등’이 만연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전교조의 주장대로라면 수준별로 수업하는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느라 돈을 쓰고 있다는 말이 된다.

전교조의 공과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거대 권력 집단’으로 자리 잡은 전교조가 대안 제시 없는 평등과 실력행사로 일관한다면 오직 ‘참교육’을 위해 동참해 온 조합원들의 가슴에서부터도 점차 멀어지게 될지 모른다.

김희균 교육생활부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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