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방경찰청은 16일 오후 11시경 포스코 본사 건물 1∼4층을 확보한 뒤 계단을 통해 진압대원을 5층에 투입하려 했으나 노조원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닥쳐 3시간 만인 17일 오전 2시경 진압 작전을 중단했다.
노조원들은 경찰 진압대원들이 이 건물 5층 입구와 통로에 쌓인 의자 100여 개를 치우려고 접근하자 취사용 LP가스통에 호스와 쇠파이프를 연결해 불을 내뿜고 끓인 물까지 양동이로 퍼부으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전·의경 등 7명이 화상을 입었다.
경찰은 불길이 건물 내부로 번지거나 화재로 인한 부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일단 진입 시도를 포기한 채 노조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진압대원들에게 방열복을 지급하고 소방서 화재진압팀 등의 지원을 받아 5층 진입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노조원과 경찰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농성장에서 빠져나오는 노조원도 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7일 오전 용접조합원 이모(52) 씨가 호흡곤란 증세로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이날 오후 10시 현재 410명이 농성장을 이탈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측은 노조원들이 점거한 건물에 전기 및 수돗물 공급과 에어컨 가동을 중단하는 조치를 신중히 고려 중이다.
건물 5∼12층을 점거 중인 노조원들은 미리 준비한 컵라면과 가족들이 보내준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건설협회와 포항건설노조는 16일 오전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며 16일 밤 경찰의 진압 작전 시도 이후 17일 오후까지 서로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
노조 지도부는 사측인 전문건설협회와 비공식 협상을 벌여 왔으나 토요 유급휴일 도입 등을 둘러싸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포항=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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