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수씨, 판검사에 돈 빌려 쓰기도

법조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현웅)는 18일 수입카펫 판매업자 김홍수(58·수감 중) 씨가 친분이 있는 판검사, 경찰관 등에게서 거액을 빌려 쓴 정황을 잡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2003년경 김 씨가 이란에서 카펫을 수입하는데 대금이 부족하다고 해서 1500만 원을 빌려 줬다가 몇 차례에 걸쳐 돌려받은 적이 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한 지인은 “김 씨가 경마에 빠져 수십 억 원을 날리고 사업도 잘 안 돼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며 “그때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양평TPC 골프장 사업권을 놓고 썬앤문그룹과 소송을 벌인 시내산개발이 1심에서 패소한 직후 김 씨가 시내산개발 최모 씨와 함께 조모 고법 부장판사를 만난 사실도 확인했다.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조 부장판사에게 2심에서 이길 방법이 없느냐고 상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최 씨가 조 부장판사에게 거액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시내산개발은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한 뒤 올해 6월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조 부장판사는 이들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최 씨의 형과 잘 아는 사이로 사건 관련 대화는 없었다”며 “받은 돈도 100만 원 안팎의 술값 정도였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