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TV 광고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일본계 유명 대출업체 S사 대표 H(34) 씨와 R사 대표 최모(42) 씨 등 3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등 2002년부터 최근까지 100만 건의 금융거래 정보를 빼낸 29개 업체를 적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 등은 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만 알면 각 은행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본인 확인 절차 없이 해당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이들은 방송이나 인터넷 광고를 보고 연락한 대출 신청자들에게 "신용정보 조회와 본인 확인을 위해 필요하다"고 속여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콜센터 등을 통해 금융거래 정보를 빼낸 혐의다.
정 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빼낸 금융거래 정보 2만1000건을 무등록 대출업체들에 팔아 7억8000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S사와 R사 등 일본계 업체들은 국내 고객들의 금융거래 정보를 일본 본사에도 넘겨 공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대출 신청자들이 제출한 주민등록등본을 이용해 가족들의 신용정보도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은행들이 서면동의와 같은 계좌 명의인 본인 확인절차 없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만으로 금융거래 정보를 제공한 것은 정보 유출을 방조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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