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교수는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대학'에서 '기업가 정신과 기업지배 구조'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개인 재산 상속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이나 기업경영권을 상속하거나 증여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가 절대지분을 갖지 않고 있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배구조를 갖춰야 하는 상장기업은 경영권이 사유물이 될 수 없다"며 "사유재산의 이전은 당연하나 경영권 세습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의 이런 지적은 최근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이 경영권을 세습하려다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대주주들의 재산 상속과 경영권 상속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으나 기업발전과 시장경제의 동력인 경영권은 경쟁의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창업자나 우리나라 사람만 경영권을 가져야 하고 외국인투자나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로부터 경영권이 보호받아야 된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국내 재벌그룹의 '오너' 경영 체제와 관련해 "중소기업이나 초기 창업기업은 오너가 많으나 대기업은 지분구조상 오너라고 불릴만한 재벌총수가 없다"며 "그런데도 총수들이 오너처럼 행동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이 그룹들이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 기업들의 오너들이 자신에 대한 도전이나 경영권 경쟁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경영권에 대해서는 시장경제원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외국자본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우리기업 경영권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는 것은 국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사고"라며"기업경영권도 시장 경쟁의 대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폐쇄적이고 아전인수격 시장경제 인식으로는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경제관료조차 기득권화 돼 있는 등 기득권 세력의 개혁 저항이 만만치 않다"며 "경쟁을 제한하고 폐쇄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기득권 보호로는 선진 시장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외국자본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지분을 가져야 하는데 기관투자자들을 포함해 정작 우리는 우리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직접 투자는 선이고 주식 투자는 악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제한된 수요를 갖는 국내 시장에 외국기업이 들어오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고 기업들에 돈만 주고 경영을 맡기는 주식투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소버린의 SK 경영권 분쟁을 예를 들며 "소버린이 SK 주식을 2년 4개월 보유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주식 보유기간이 평균 6개월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소버린의 투자를 투기라고 비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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