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이 시리즈가 특화 분야를 집중 육성하려는 대학 구조개혁의 취지를 간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본보의 기사를 자료로 만들어 특성화를 원하는 전국 대학에 배포하기로 했다.
고려대, 서강대, 서울여대, 포스텍(포항공대), 한국외국어대, 한동대 등 6개 대학 총장들에게 이 시리즈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우리 대학이 가야 할 길에 대해 들어봤다.
▽총장 리더십과 기부문화가 원동력=어윤대 고려대 총장은 “대학 구조개혁이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은 시점에서 동아일보의 시리즈를 통해 한국 대학이 처해 있는 현실을 바로 알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세계적인 대학이 많이 나오려면 대학의 비전을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총장의 리더십과 대학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기부문화가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도 “소개된 대학들이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한 것은 총장의 강한 리더십과 구성원들의 응집력, 활발한 기부문화, 규제 완화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서강대는 입학정원이 1670명밖에 안 되지만 특성화를 통해 세계적 대학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대학개혁 필요=박찬모 포스텍 총장은 “포항공대는 규모는 작지만 이공계열 분야에선 세계적 수준이어서 시리즈가 향후 대학발전계획 수립에 좋은 참고자료가 됐다”며 “이제는 대학이 간판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도 “동아일보가 소개한 대학들은 ‘선택과 집중’이란 시대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고 실천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선 아직도 외형을 중시하는 대학평가가 획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대학 특성이 제대로 반영돼야 선택과 집중 원칙을 실천하는 대학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화점식 대학경영’은 이제 그만=규모가 작은 신생 대학이지만 우수 인재를 길러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동대의 김영길 총장은 “이번에 소개된 30개 대학들은 한국 대학사회에 신선한 도전과 과제를 던져 줬다”며 “경쟁력 있는 대학이 나오려면 적합한 평가방식을 도입해 특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정부가 연구중심대학만 강조하는 바람에 학사, 석사 중심의 실무형 인재를 배출하는 교육중심대학에 대한 평가나 지원이 전무했다”며 “인성과 학문적 기본에 충실하면서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한국형 교육중심대학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은 “학교마다 교육철학, 교육과정 등 각기 다른 특성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 대학들은 그동안 양적 성장에 치우쳐 백화점식 경영을 해왔다”며 “정부와 언론도 국내의 좋은 대학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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