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제자 신모(1992년 사망) 씨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은 논문에 유사한 부분이 적지 않아 불거졌다. 김 부총리 측은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김 부총리의 해명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번지고 있다.
두 논문은 제목부터 유사하다. 김 부총리의 논문 제목은 ‘도시재개발에 대한 시민의 반응-세입자를 중심으로’이며, 신 씨의 논문은 ‘도시재개발 지역주민의 정책행태에 관한 연구-세입자를 중심으로’다. 일부 단어만 다르다. 또 이 두 논문은 기초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 신 씨는 1987년 9월경 재개발이 진행 중이던 서울 관악구 봉천동과 성북구 돈암동 등 4개 지구 세입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이 때문인지 두 사람의 논문에는 ‘세입자의 직업 분포’, ‘일거리 소개 경로’, ‘재개발에 대한 찬성 및 반대’ 등 거의 똑같은 표가 5개 실려 있다.
김 부총리의 논문에는 11개, 신 씨의 논문에는 48개의 표가 있다. 김 부총리 논문의 표 가운데 나머지 6개도 신 씨가 수집한 자료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결론 부분에서 여러 가지를 언급했지만 이 가운데 ‘가난을 정부나 사회 등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일수록 재개발에 대한 저항감이 강하다’는 내용이 같다.
두 논문에서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문장도 있다. 김 부총리 논문의 ‘빈곤에 대한 책임 문제에 있어… 자기 자신이나 부모의 책임, 팔자소관으로 돌리고 있고’라는 대목(한국행정학보 44쪽)과 신 씨 논문의 ‘가난에 대한 책임이 자기 능력 부족, 부모의 가난 혹은 팔자소관에 있다고’라는 대목(76쪽)이 유사하다. 저항 형태에 대한 기술(한국행정학보 38쪽과 신 씨 논문 19쪽)도 흡사하다.
김 부총리는 논문에서 자료를 쓰게 해 준 신 씨에게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인용 쪽수 등을 명기하지는 않았다.
한편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교육부 수장이 표절을 했다면 자질을 의심케 하는 것인 만큼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金부총리측 해명에 대한 학계 시각-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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