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총리는 1988년 한국행정학회의 한국행정학보 6월호에 ‘도시재개발에 대한 시민의 반응-세입자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기고했으나 그 내용이 제자인 신모(1992년 사망·당시 53세) 씨의 ‘도시재개발 지역주민의 정책행태에 관한 연구-세입자를 중심으로’라는 박사학위 논문과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부총리는 같은 해 2월 국민대 교내 학술지인 ‘법정논총’에 같은 제목과 내용의 논문을 먼저 실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 측은 “박사학위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면 교내 학술지에 버젓이 실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국행정학보 논문은 데이터가 신 씨에 의해 수집됐다는 점을 밝혔지만 법정논총 논문은 데이터의 출처를 명시하지 않았다. 이 논문은 1987년 9월 서울의 4개 재개발 지구 세입자 400명을 면접조사했다고만 밝혔을 뿐 신 씨를 언급하지 않아 일관성을 잃었다.
같은 내용의 논문을 이중 게재한 것은 광범위한 의미의 표절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신 씨는 1988년 2월 국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김 부총리는 논문 심사 당시 부심(副審)이었다.
신 씨와 김 부총리의 논문은 제목이 일부 단어를 빼곤 유사하다. 또 김 부총리가 사용한 통계표 11개 중 5개는 신 씨의 논문과 같거나 수치만 약간 다르다. 두 논문은 결론 부분에 유사한 내용도 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 측은 “신 씨가 논문을 발표하기 전인 1987년 12월 한국행정학회 학술발표회에서 먼저 발표한 만큼 표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부총리 측은 표절 여부에 대해 한국행정학회의 검증을 받을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김 부총리가 표절을 했다는 주장과 함께 연구자료를 공동 이용하거나 재가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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