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여행자 보험 거부는 불법, 100원씩 보상하라＂ 판결

대전지법 천안지원 민사1부(부장판사 이은신)는 27일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려다 거절당한 충남 아산시의 장애아동과 부모 등 36명이 D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증된 통계자료에 등에 근거하지 않고 단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가입을 거부한 것은 장애인 차별 행위로 위법"이라며 "원고에게 1인당 100만 원씩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보험회사들이 장애인은 위험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일률적으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관행은 지양돼야 한다"며 "장애인들의 보험가입 여부 및 제한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충남장애인부모회아산지회의 요청으로 소송을 대리한 아름다운 재단의 김영수 공익변호사는 "국내 보험사들이 장애를 이유로 여행자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기존의 관행이 위법임을 분명히 하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들 장애아동과 부모는 지난해 5월 비장애 아동 및 특수교사 등 30여 명과 함께 충북 음성으로 체험학습을 가기 위해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려 했으나 D보험사가 내규 등을 이유로 거부하자 헌법 및 복지법상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1인당 3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