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부채탕감 비리 관련자 7명 분리 수감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부채탕감과 관련해 금품로비를 벌인 김동훈(구속기소)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에게서 돈을 받은 일부 피고인이 김 씨를 상대로 진술 번복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27일 관련 피고인 7명을 분리 수감했다.

이들 피고인 7명은 모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채동욱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에 소환되거나 재판을 받으러 가기 위해 김 전 대표와 같은 호송차를 타고 다니던 피고인 가운데 일부가 '돈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을 바꾸도록 요구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돼 7명을 분리 수감조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와 연원영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하재욱 전 산업은행 팀장을 서울 성동구치소,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성근 전 산은캐피탈 사장, 김유성 전 대한생명 감사, 이정훈 전 자산관리공사 부장을 서울 영동포구치소로 옮겨 수감했다. 김 전 대표는 종전대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채 기획관은 "김 전 대표에게 진술을 바꾸도록 요구한 정황이 포착된 피고인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지, 아니면 분리 수감과 경고로 마무리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부총재 등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위아와 아주금속공업의 부채탕감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의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 전 대표에게서 부채탕감 청탁과 함께 5000만~14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