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회장은 물건을 구매한 정도에 따라 고액의 수익을 지급한다는 ‘소비생활마케팅’ 등 실현이 불가능한 수당지급 구조로 다단계 사업자들을 속여 98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제이유네트워크에 1300억 원을 부당 지원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관련자에 대한 조사가 덜 돼 앞으로 추가 범죄사실을 계속 조사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주 회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검찰은 주 회장이 회사 돈 횡령을 이미 구속된 그룹 임직원들과 공모했는지 가리기 위해 대질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잠적한 지 38일 만에 검거된 주 회장은 그동안 검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007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밀한 도피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주 회장은 도피 기간 중 다른 사람 명의로 된 휴대전화 17대를 사용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도 휴게소에 들르지 않고 갓길에 승용차를 세워 놓고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 추적을 따돌렸다는 것.
주 회장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직후에는 호텔을 전전하거나 승용차 안에서 잠을 자는 등 일정한 주거지 없이 지내다가 지난달 20일경부터는 전 제이유 사업자인 조모 씨의 도움으로 경기 이천시 전원주택의 방 한 칸에서 지내 왔다.
체포 당시 지갑에는 100만 원짜리 수표 7장 등 1000만 원이 들어 있었는데 주 회장은 “평소 그 정도는 갖고 다닌다”며 자금 출처에 대해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서해 유전 주가 조작설이나 정관계 로비설과 관련해서는 아직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며 현재로선 사기나 횡령 등의 혐의 입증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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