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연루된 판·검사 변호사 등록 제한한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천기흥)는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어 앞으로 퇴직한 판·검사가 변호사 등록 신청을 할 때에는 재직 시 비리 사실 연루 사실이 있는지에 대한 인사권자(대법원장, 법무부 장관)의 확인서를 제출받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대한변협의 이번 조치는 최근 빈발하고 있는 법조비리와 관련해 비리 연루 판, 검사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 변호사법 8조는 판, 검사 재직 때 직무와 관련한 위법행위 등으로 형사처벌 또는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에 대해 대한변협이 등록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조항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동안 비리 의혹을 받고 사직한 판·검사들은 법원이나 검찰로부터 징계를 받기 전에 사직서를 내고 퇴직해 대한변협이 변호사 등록 신청을 거부할 근거 자료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변협의 이번 결정과 같은 변호사 개업 제한 방안은 올해 3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의 변호사법 개정안에 들어가 있지만 국회에서의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창우 대한변협 공보이사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의 변호사법 개정안이 최종 통과될 때까지의 임시 조치이기는 하지만 확인서를 받아 등록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비리 법조인의 변호사 진출을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