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들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C 씨가 이번 사건에 어떻게 연루돼 있는지 등 사건의 핵심적인 부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방배경찰서는 29일 필리핀인 가정부 L(49·여) 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L 씨는 경찰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화요일에 들러 청소를 했다”며 “갓난아이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는 누구?=두 갓난아이의 아버지가 밝혀짐에 따라 과연 어머니는 누구냐가 이번 사건을 풀 수 있는 핵심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아버지로 밝혀진 C 씨가 외국에 머물고 있어 경찰은 어머니의 정체를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 대상에 오른 인물은 27일 귀국한 가정부 L 씨와 집 앞에서 목격됐다는 14세가량의 백인 소녀.
경찰은 “L 씨의 나이로 볼 때 산모일 가능성은 낮지만 연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구강점막에서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과수 관계자는 “L 씨가 관계가 있는지는 2, 3일 안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인 소녀의 정체에 대해서는 14일경 이웃 주민에게 목격됐다는 것 외에는 밝혀진 게 없다.
▽C 씨의 가담 여부=C 씨가 갓난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직접 살해나 유기에 가담했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C 씨가 직접 갓난아이의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한 점으로 미뤄 자신의 아이들인 줄 몰랐거나, 알았더라도 살해 및 유기와는 관련이 없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로 휴가를 떠났다가 도중에 급거 귀국해 혼자 집에서 지내다 출국 직전 간고등어를 주문하고, 시신 발견 사실을 친구 이모(43) 씨에게 알린 뒤 다시 경비원을 부르는 등 목격자를 확보하려 했던 정황은 석연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 발견 후 경찰이 올 때까지 함께 있었던 경비원은 “돌이켜 보니 일부러 불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편 두 갓난아이는 유전자 조사 결과 일란성 쌍둥이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정황으로 비춰 볼 때 이란성 쌍둥이일 가능성이 높다”며 “혼혈인지는 모계 유전자를 확보한 다음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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