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바꾸면 다른 논문?…金부총리 꼬리무는 논문의혹

  • 입력 2006년 7월 31일 03시 05분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제자의 논문 표절에서 시작해 두뇌한국(BK)21 사업 최종 보고서에 논문을 이중 보고하는가 하면 연구비를 이중 수령하고 논문을 재탕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연구비 이중 수령=김 부총리는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1995년과 1996년 각각 1200만 원, 450만 원의 연구비를 받아 1998년 작성한 ‘공익적 시민단체의 정책적 영향력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한국지방정치학회보에 게재했다. BK21 사업이 1999년 시작되기 전이었다. 그는 2000년 2월 이 논문을 제목만 바꿔 국민대 ‘사회과학연구’에 싣고 이를 BK21 사업의 1년차 연구실적으로 보고했다.

그는 또 서울시의회에서 1830만 원을 지원받아 1999년 12월 제출한 용역보고서를 2001년 2월 자신만의 명의로 제목을 바꿔 달아 BK21 사업 2년차 연구실적으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 측은 “BK21 사업은 연구비 지원이 아닌 인력 양성 사업이며 외부에서 연구비를 받은 수주 사업을 연구 업적으로 보고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목 등만을 살짝 바꿔 싣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중 보고=김 부총리는 지방자치단체의 개방형 임용에 관한 논문을 2001년 1월 한양대, 같은 해 12월 국민대 학술지에 중복 게재하고 이를 각각 BK21 2년차와 3년차 연구실적으로 이중 보고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실무자의 실수지만 궁극적으로는 내 책임”이라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의도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중복 게재=김 부총리는 1998년 학술지인 지방자치에 게재한 ‘뉴질랜드의 지방행정 개혁’이라는 논문을 1999년 국제교류에 ‘국제화를 위한 외국지방정부 행정개혁’이라고 또 게재하는 등 전부 또는 일부가 같은 논문을 7편이나 각종 대내외 학술지에 중복 게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부총리는 “논문의 중복 게재는 해당 출판물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면서 “연구보고서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것은 권장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논문 표절=제자 신모 씨의 논문을 자료로 활용한 표절 의혹에 대해 김 부총리는 “서베이 자료를 공동 사용하기로 약속했으나 이는 사회과학계에서 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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