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괴산 초대형 가마솥 운명은?

  • 입력 2006년 8월 4일 06시 54분


충북 괴산군 괴산읍 괴산고추유통센터 앞에는 초대형 가마솥이 철제 지지대에 걸려 있다.

무게 43.5t에 둘레 17.85m, 높이 1.67m로 괴산군이 전임 김문배 군수 시절인 지난해 7월 주민 화합과 지역 홍보를 목적으로 1년여 작업 끝에 완성했다.

당초 수천 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밥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워낙 크다 보니 밑은 타고 윗부분은 익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무산됐다.

또 군이 세계 최대 가마솥이라고 주장하며 올해 2월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했지만 ‘호주에 있는 질그릇이 괴산 가마솥보다 크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가마솥을 사용한 것은 지난해 8월 옥수수 1만 개를 찐 데 이어 올해 동지와 단오에 각각 팥죽과 창포물을 끓인 것이 전부다.

이렇다 보니 예산 낭비라는 비난이 계속 제기됐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임각수 군수는 선거 과정에서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폐기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결국 군은 10일까지 주민 1049명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군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마솥이 괴산군 홍보에 미치는 영향 △주민 화합 역할 여부 △가마솥 관련 행사 추진 여부 △가마솥 설치 위치 △가마솥 외형 개조 △앞으로의 활용도 등을 물어볼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가마솥을 검승리에 있는 괴강관광지 조성공사 터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괴산군 관계자는 “5억여 원이나 투입된 가마솥을 폐기하기보다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하는 것”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가마솥의 운명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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