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황식 대법관)는 밤늦게 택시에 탄 여성 승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택시운전사 김모(38)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항소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의 쟁점은 숨진 여성의 손톱에서 나온 혈흔을 분석한 유전자 감식 결과 Y염색체 일부가 김 씨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 결과를 어느 정도나 증거로 인정하느냐였다.
1심 재판부는 이 감식 결과를 살인의 증거로 인정한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성 염색체는 동일한 부계(父系)임을 확인하는 의미는 있으나 일반 유전자와 달리 개인을 식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이 감식 결과가 김 씨의 살인 혐의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은 되지만 물증으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며 김 씨의 무죄를 확정했다.
김 씨는 2004년 8월 경남 거제시에서 승객 황모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현금 40만 원이 든 손가방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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