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김상민]강추! ‘장애인+대학생’ 동반고용

  • 입력 2006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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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여학생이 국악 콩쿠르에서 입상한 내용의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다. 맹학교에 재학 중인 이현아 양의 이야기였다. 중증 시각장애인이 국악 콩쿠르에서 입상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TV에서 다시 만난 이 양의 목소리는 맑고 고왔다.

이 양의 노래 실력보다 내게 더 큰 감동을 준 것은 그의 어머니와 동생의 당당한 태도였다. 특히 초등학생인 여동생이 학교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와 이 양에게서 국악기를 함께 배우는 모습에선 언니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장애인에 대한 건강한 인식이다.

최근 청년실업은 심각한 상태다. 고령화의 속도 또한 빠르다. 이에 따라 고령자 일자리 제공이 중요한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높은 실업률을 기록해 온 장애인 실업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나는 이 양의 동생이 시각장애인 언니를 대하는 편견 없는 태도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동반 고용’의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동반 고용은 개인의 부족한 능력을 상호 보완의 방법으로 채우는 것이다. 장애인과 노인, 중증장애인과 경증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방식이다. 러시아가 세계적으로 시각장애인 직업재활 프로그램의 선두 주자인 이유는 동반 고용에 있다. 러시아에서 시각장애인은 예민한 촉각의 장점을 살려 물건을 조립하고, 노인은 물건 운반, 장애인 보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선 동반 고용의 범위를 넓혀 대학생과 장애인에게 적용해 볼 수 있다. 대학생이 자신의 취업 희망 분야에서 장애인과 동반 고용 형태로 일하면 자원봉사 학점을 인정받고 인턴 경험을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 장애인은 대학생의 보조를 받아 다양한 분야의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 동반 고용은 서로에게 윈윈 전략이다.

장애인을 축으로 노인과 청년이 함께 일하는 것은 단순한 실업 해소 차원을 넘어 사회 통합에도 기여한다. 소득이 생기면 자립하게 된다. 개인적으론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이고, 사회적으론 다양성을 바탕으로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다.

“장애를 이유로 대학 국악과에 진학하지 못하면 안마 일을 하겠다”는 이 양의 인터뷰 내용이 현실이 되도록 하지 않기 위해서도 사회의 많은 관심과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김상민 서울시립대 사회 복지학과 4년·본보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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