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재학생이 이용할 자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몇 년 전부터 학생들은 중앙도서관의 외부인 출입을 제한해 달라고 학교에 건의했다. 학교는 미봉책으로 외부인 출입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알림판을 만들어 열람실 입구에 배치했으나 유명무실했다. 지금은 이마저도 없는 실정이다.
5, 6열람실은 고시생으로 인해 고시학원 부설 도서관처럼 된 지 오래고, 중고교생이 자리를 잡고 문제집을 풀 때 재학생은 자리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다반사다. 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떤다든지, 과자를 소리 내면서 먹는다든지 하며 열람실 분위기를 흐리는 일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시험기간엔 정도가 더 심해 독서실로 발걸음을 옮기는 학생이 많다. 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권리를 가진 학생이 쫓겨나는 셈이다.
학생들은 중앙도서관에 상주하는 일명 ‘기인(奇人)’을 소재로 “3열람실 래퍼가 오늘 무슨 노래를 불렀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정상인과 조금 다른 행동을 보이는 그들 중 한 명은 열람실 벽에 문구용 칼을 던지는 행위로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어떤 제재도 가해지지 않았다.
다른 사립대는 학생증을 가진 사람만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외부인 출입을 제한한다. 국공립 대학도 대부분이 그렇게 한다. 부산대에서는 일반인은 지정된 열람실만 이용할 수 있다.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대는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캠퍼스 전체에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다.
서울대는 일반인이 자유롭게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어 재학생이 이처럼 피해를 볼 때가 많다. 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권리는 일차적으로 학생에게 있는 만큼 도서관 이용에 관한 불만이 더 많아지기 전에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신정순 서울대 국어교육과 4년·본보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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