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시민들로부터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시내버스의 조명, 냉난방장치 등 37개 시설에 대해 세계 수준의 표준모델을 개발해 2008년 출고되는 버스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바닥과 좌석 재질, 저상고도(바닥 높이), 조명, 냉난방장치, 충격완화장치(서스펜션), 변속기, 연료 등 8개 항목에 대해 2008년부터 새 기준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버스 바닥은 합판에 비닐을 입혀 미끄럽다. 하지만 앞으로는 미끄럼을 방지하고 화재에도 강한 ‘타라매트’ 이상의 고급 재질을 깔아야 한다. 두 계단을 올라야 하는 버스 높이는 한 계단 이하로 낮춰 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편의를 감안했다.
밤이면 버스 안이 어두워 책 읽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창문 쪽에도 조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냉난방시설에 강약·방향 조절 장치를 설치해 정수리만 차가워지거나 뜨거워지는 문제도 개선한다. 비닐이나 천이었던 좌석의 재질은 지하철과 같이 잘 타지 않는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스틸로 바꾼다.
승차감도 좋아진다. 차체를 떠받치는 장치가 강철 스프링이 아닌 공기를 이용한 ‘에어 서스펜션’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또 기어에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급출발·급정지를 막기로 했다.
또 대부분이 경유차인 현재의 버스는 앞으로 천연가스(CNG)차 이상으로 교체된다. 미래형 친환경 차인 하이브리드 버스(전기 모터와 휘발유 엔진 동시 장착)도 볼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좁은 출입구와 실내 폭, 정차벨이나 안전봉의 수 등 29개 항목에 대해서는 개선을 권고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방침을 최근 버스제조업체에 전달했다. 제조업체는 기준에 맞는 모델을 개발해 2008년부터 이를 적용한 버스를 출고해야 한다. 새 기준 적용시 버스 가격이 대당 수천만 원씩 올라가는 만큼 시가 버스를 구입하는 운송업체에 이 비용을 지원한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는 7760여 대. 매년 교체되는 1000여 대 가운데 몇 대를 교체 대상으로 삼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는 교체비용이 상당한 만큼 우선 대형버스(시내버스)부터 고급화를 추진하고 점차 중형버스(마을버스)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또 2009년부터는 더 고급스러우면서도 저렴한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외국의 버스제조업체들도 입찰에 나설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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