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는 8일 귀가 중인 부녀자들을 납치해 돈을 빼앗고 살해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김모(39·전주시) 씨와 조모(30·춘천시)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4시 50분경 춘천시 서면 서상리 C찜질방 부근 국도에서 찜질을 하고 나오던 주부 김모(43·여) 씨와 곽모(46·여) 씨가 탄 승용차를 자신들의 1t 트럭으로 가로막은 뒤 납치해 현금 390만 원을 빼앗았다.
이들은 반항하는 김 씨와 곽 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강원도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들은 이어 3일 광주 치평동 L호프집에서 여주인 김모(55) 씨에게서 20만 원을 빼앗은 뒤 흉기로 살해해 남자 화장실에 버리고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전북 임실군에서 친정으로 가던 박모(29) 씨의 차를 가로막고 납치한 뒤 전주시내에서 박 씨의 신용카드로 360만 원을 뽑아 오게 하고 귀금속 등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탈출 뒤 범행에 이용된 차량의 번호 일부를 기억한 박 씨의 신고로 붙잡혔다.
경찰은 차량 조회와 통화 추적을 통해 김 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6일 오후 8시 10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이마트 앞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김 씨를 10여 분간의 격투 끝에 검거했다.
경찰은 김 씨를 검거한 뒤 공범 조 씨를 전국에 수배하고 추적망을 좁혀가다 8일 오후 6시경 춘천시내에서 붙잡았다.
김 씨를 검거한 경찰은 처음에는 단순 강도 사건으로 알고 조사를 벌였으나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심경 변화를 일으킨 김 씨로부터 “춘천 부녀자 살해사건도 저질렀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자백한 김 씨를 데리고 8일 강원도의 사체 유기 현장에서 사체 발굴작업을 벌였으나 시신은 찾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청송보호감호소에서 함께 복역한 사이로 올 1월부터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6월 초 발생한 전주 여대생 실종 사건 등 다른 사건과 관련 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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