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 영남대 잔디축구장에서는 요즘 ‘또 다른’ 독일 월드컵을 대비하는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26일부터 9월 17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제4회 정신지체인월드컵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하는 태극전사들.
전국의 특수학교와 재활원에서 선발된 선수 17명은 이달 초부터 23일까지 영남대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 뒤 25일 독일로 떠난다.
18, 19일에는 이 대회 홍보대사인 유상철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이들에게 특별지도를 할 예정이다.
정신지체인월드컵은 1994년 네덜란드 대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열리고 있지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팀은 2002년 일본 요코하마 대회에 처음 참가해 16개 팀 가운데 11위를 차지했다. 독일 대회는 일본 대회의 경험을 살려 8강이 목표다. 대부분 유럽 팀이고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 2개 팀이 출전한다.
대부분 정신지체장애 3급인 선수들은 이 대학 기숙사에서 합숙을 하면서 독일 대회에 대비해 왔다.
대표팀의 막내인 공격수 이대식(18·포항 명도학교 2학년) 군은 “전후반 90분 동안 쉬지 않고 뛰면서 주목을 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은 내색하지는 않지만 ‘국가대표선수’인데도 국민의 관심이 너무 적은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요코하마 대회 때부터 감독을 맡고 있는 영남대 박기용(54·특수체육교육과) 교수는 “정신지체 선수들이지만 한국의 명예를 위해 열심히 뛰는 점은 월드컵 대표선수와 다를 바 없다”며 “이들이 선전할 수 있도록 박수와 격려를 보내 달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9월 1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하노버에서 헝가리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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