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영국행 탑승수속 평소의 2배이상…인천공항 표정

  • 입력 2006년 8월 12일 03시 01분


“액체류 가져오지 마세요” 11일 경비와 보안검색이 강화된 인천공항 출국장 보안검색대에는 영국과 미국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기내로 갖고 들어가려다 수거된 물품이 쌓였다. 물은 물론이고 튜브에 담긴 크림형의 선탠로션, 치약 등도 강제 수거 대상이었다. 승객들은 신발도 모두 벗어 검색대 위에 올려놓아야 했다. 인천=전영한  기자
“액체류 가져오지 마세요” 11일 경비와 보안검색이 강화된 인천공항 출국장 보안검색대에는 영국과 미국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기내로 갖고 들어가려다 수거된 물품이 쌓였다. 물은 물론이고 튜브에 담긴 크림형의 선탠로션, 치약 등도 강제 수거 대상이었다. 승객들은 신발도 모두 벗어 검색대 위에 올려놓아야 했다. 인천=전영한 기자
“친척 주려고 산 ‘복분자술’인데 뺏으면 어떡합니까.” “립글로스도 안 되나요.”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에 나선 승객들은 기내 수하물에 대한 검색 강화로 곤욕을 치렀다.

영국에서 발각된 비행기 테러 기도 여파로 미국과 영국행 항공기에 액체류를 반입하는 게 금지되자 물품 수거를 둘러싼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들 노선의 승객들은 출국심사 때 이뤄지는 검색 이외에 탑승구 앞에서 한 차례 더 검색을 받아야 했다. 이중검색 과정에서 튜브형 립글로스, 영양크림, 치약 등 액체류에 속하지 않을 것 같은 물품도 모두 수거됐다.

이날 낮 12시 43분 미국 뉴욕행 유나이티드항공 800편의 경우 탑승구 앞 2차 검색에서만 20여 개의 물품이 수거됐다.

좌석 배정 등 탑승 수속을 하는 체크인 카운터에서도 기내 반입 금지 물품에 대해 안내했지만 승객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듯했다.

대한항공 체크인 카운터 근무자인 김나연(여) 씨는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을 설명해 주고, 해당 물품을 화물칸에 실을 짐에 옮겨 담도록 유도하느라 항공권 발급 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공항 면세점에서는 시내에서 구입한 액체류 면세품을 환불하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각 면세점은 기내로 갖고 들어가지 못하는 술 등에 대해 공항 인도장에서 전액 환불해 주었다.

롯데면세점 인도장의 권의숙(여) 씨는 “여행객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환불 행렬이 꼬리를 물어 손님들이 30∼40분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공항 면세점에서는 미국과 영국행 고객에게는 술 화장품 등 액체류 물품을 되도록 팔지 않으려 했다. 액체류 물품을 구입한 고객에게는 직접 주지 않고 화물 운송을 통해 전달했다.

각 여행사도 고객에게 강화된 보안검색 내용을 공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롯데여행사는 이날 아침 미국으로 떠나는 승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을 알려 주고 출발 3시간 전까지는 공항에 나올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53분 아시아나항공 522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영국 히스로 공항발 입국 승객들은 저마다 지갑 여권 및 간단한 소지품을 담은 투명한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있었다.

영국에서 떠날 때는 액체류 물품뿐 아니라 수하물 자체의 기내 반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승객 이한종(27·유학생) 씨는 “여행사가 출발하기 4시간 전에 히스로 공항에 나오도록 연락해 주었고, 공항에선 허리띠와 신발을 벗고 검색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낮 12시를 기해 항공 보안단계가 정상인 ‘그린’보다 2단계 높은 ‘옐로’로 바뀌었다. 보안단계는 그린(평시)→블루(관심)→옐로(주의)→오렌지(경계)→레드(심각) 순으로 강화된다.

이에 따라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아랍권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에 대해 행선지와 체류 기간을 꼼꼼히 묻는 등 입국심사를 강화했다. 또 테러용의자와 테러지원군 출신 불법 체류자의 동향 파악에도 나섰다.

인천공항경찰대는 순찰구역을 17곳에서 26곳으로 확대했고, 완전 무장을 한 특공대 1개 팀을 여객터미널에 파견했다. 특공대원 10명은 경비견 2마리를 데리고 공항 내를 순찰하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英공항선 노트북 카메라 휴대전화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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