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밀양, 덥고 강-계곡 많아 6년새 사고 40여건

  • 입력 2006년 8월 14일 06시 39분


해수욕장도 없는 내륙인 경남 밀양시에서 2000년 이후 40여 명이 익사하는 등 물놀이 사고가 잦아 눈길을 끌고 있다.

물놀이 사고가 많은 것은 밀양에 위험한 강과 계곡이 적지 않은 데다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 많은 피서객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또 경남 합천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의 기온을 기록하는 불볕더위도 사고를 부채질하는 요인 중 하나. 그러나 소방 및 행정당국이 이달 초부터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사고가 줄어들고 있다.

▽잇단 물놀이 사고=1일에는 밀양강에서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2시 53분경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암새들다리 아래 밀양강 지천에서 정모(51·여) 씨와 여동생이 다슬기를 잡다 물에 빠져 숨졌다.

또 같은 날 오후에는 산외면 기회마을 솔밭유원지 옆 밀양강에서 고교생 2명이 익사했다.

올해 6월에는 호박소 계곡에서 1명이 숨졌고, 3월 하순 대학생 1명이 표충사 계곡을 헤엄쳐 건너다 익사했다. 지난해 8월 21일에도 산내면 호박소 하천에서 김모(27·여) 씨와 여동생이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다 수영 미숙으로 숨졌다. 같은 날 단장면 사연리 곰소유원지 하천에서는 문모(27) 씨가 물에 빠진 일행을 구하려다 익사하는 등 한 달 동안 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많은 이유=밀양에는 구만산계곡과 기회송림(긴늪), 호박소, 유천빈지소, 금시당 앞, 얼음골 계곡, 표충사 계곡, 밀양강 등 유원지가 산재해 있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외지인들이 하천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물에 뛰어들어 사고가 많이 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루 1000명 정도가 찾는 기회송림 앞 밀양강은 하류 쪽 수심이 2m 이상으로 깊고 바닥도 고르지 않으며 수온도 들쭉날쭉하다.

밀양시 산외면사무소 우성식(48) 씨는 “안전지대에는 부표를 설치해 두었으나 이곳을 벗어나는 피서객들이 사고를 많이 당한다”고 말했다.

▽대책 마련=밀양소방서는 이달 하순까지를 ‘물놀이 안전사고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기회송림과 유천빈지소 등 사고 위험이 높은 5곳에 구급대원과 간부직원을 상시 배치했다.

또 밀양강 일대에 인명구조봉과 튜브를 비치하고 밀양시와 함께 위험 안내표지판도 추가로 설치했다.

밀양소방서 상황실 강문기 씨는 “구명조끼 등 장비를 착용하고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서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물놀이를 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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