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천식 김은지양 수해때 부친 잃어 서울대병원 자선바자 열어

  • 입력 2006년 8월 17일 03시 00분


16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이 마련한 자선바자에서 아버지를 잃고 투병 중인 소녀 축구선수 김은지 양(왼쪽)과 김 양을 돕기 위해 바자에 의류 1억 원어치를 기증한 개그맨 김국진 씨가 만났다. 사진 제공 서울대 어린이병원
16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이 마련한 자선바자에서 아버지를 잃고 투병 중인 소녀 축구선수 김은지 양(왼쪽)과 김 양을 돕기 위해 바자에 의류 1억 원어치를 기증한 개그맨 김국진 씨가 만났다. 사진 제공 서울대 어린이병원
16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는 특별한 자선바자가 열렸다.

난치병으로 투병하던 중 수해로 아버지마저 잃은 소녀 축구선수가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강원 강릉시 성덕초등학교의 축구선수 김은지(11) 양은 지난달 18일 졸지에 아버지(김선경 씨)를 잃었다. 지난달 강원도를 덮친 수해로 농사를 모두 망친 것을 괴로워하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져 다시 눈을 뜨지 못한 것.

떠나 버린 아버지가 생전에 가장 걱정한 것은 ‘운동유발성 천식’으로 고통받는 셋째 딸 은지 양이었다. 운동만 하면 기침이 심해지고 호흡이 힘든 난치병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생활은 가능하지만 완치는 힘들다.

지난해 3월 축구를 하다 쓰러진 은지 양은 청천벽력 같은 난치병 진단으로 축구선수가 된 지 한 달도 안돼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 “몸은 힘들지만 꼭 박지성 같은 멋진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며 꿈을 놓지 않으려 하는 은지 양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학교 측은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은지 양의 사연을 들은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치료에 앞서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병원 2층에서 자선바자를 열었다. 의료진이 일일 판매원으로 나서는 한편 강원 태백시 출신 개그맨 김국진 씨도 참여했다.

김 씨는 “수해로 고통스러워하는 고향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까 하다가 서울대병원을 통해 은지 양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바자회에 나서게 됐다”며 1억 원 상당의 의류를 바자에 내놨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수익금 일부를 은지 양에게 전달하고, 앞으로 은지 양을 치료할 방법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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