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직영급식 8024개교(87.4%)와 위탁급식 1161개교(12.6%) 가운데 76%인 6982개교가 전처리실(식자재를 밀폐 공간에서 씻고 살균 처리하는 장소)과 조리실, 세척실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 음식물이 오염될 가능성이 높았다.
전처리실이 없는 학교가 57.5%나 됐고 상당수 학교가 냉장고(77.7%)와 온장고(89.2%)를 갖추지 않고 있었다.
전처리된 식자재를 사용하는 학교는 55%에 불과했다. 또 식자재 가운데 축산물 종합관리체계(HACCP) 인증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율도 직영급식 학교(6.4%)보다 위탁급식 학교(17%)가 2.7배 높았다.
조리용수는 90%가 상수도를 사용하지만 농어촌 지역 등 상수도가 없는 10%(922개교)는 지하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하수를 사용하는 학교 중 4.4%가 염소소독을 실시하지 않아 노로바이러스 등에 의한 식중독 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사 후에 제공되는 음용수는 끓인 물이 50.6%, 정수기 물이 49.2%로 조사됐으나 수돗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학교도 20개교(0.2%)나 됐다. 끓인 물을 제공하는 학교 비율은 직영 급식(50.6%)이 위탁급식(14.2%)보다 3.6배 높았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정부가 6월 학교급식법 개정을 통해 2009년까지 위탁급식을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도록 했지만, 일선 학교들은 비전문가가 급식을 관리하기 어렵고 사고시의 책임 문제 등을 우려해 직영 전환에 미온적이다.
교육부가 전국 1564개 위탁급식 학교의 직영전환 계획을 16일 취합한 결과 1016개교(65%)가 직영 전환을 밝혔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인 509개교가 전환 시기를 2009년 이후로 잡았다.
교육부는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기에 많은 학교가 한꺼번에 직영으로 전환할 경우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워 3년간 골고루 전환할 수 있게 전환 시기 배분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개정 학교급식법이 의무교육기관(초중교)은 교육감의 승인을 받아야 위탁급식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중학교부터 직영급식으로 강제 전환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2007년에는 중학교, 2008년 공립고와 실업계고, 2009년 사립고 및 직영 전환이 어려운 학교 등 단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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