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인적 뜸한 대전 구도심 소극장 공연으로 부활

  • 입력 2006년 8월 17일 06시 56분


구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쇠락해 가던 대전 중구 은행동 패션웨딩스튜디오 5번가 주변이 2004년 가을부터 조금씩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대전지역 예술가들이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구도심’을 모토로 매월 한 번씩 열고 있는 ‘추억 만들기’ 공연에 관객이 몰리면서부터다.

17일로 두 돌을 맞는 이 공연은 2004년 8월 한상근 대전시립무용단 안무장이 “구도심의 작은 공간을 찾아 소극장 운동을 벌여보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지역 예술인들은 외부 도움 없이 무료 공연을 하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가진 것을 내놨다.

예술가들은 ‘노 개런티(출연료)’를 선언했고 스튜디오5번가 김종석 대표는 공연 공간과 출연진 사진 및 동영상, 공연 후 와인파티 비용을 제공하기로 했다.

공연은 무료지만 출연진 수준은 일급. 성악, 무용, 국악, 사물놀이, 마임, 관악, 현악 분야 이 지역 베스트 예술가 40여 명이 의기투합해 그동안 공연에 참여했다. 전주대사습놀이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판소리의 공향임, 소프라노 김영미 씨 등도 특별 출연했다.

유럽의 살롱문화를 연상하게 만드는 해설과 관객과의 교감이 장점이다.

우선 예술가들이 직접 사회를 맡아 출연자와 공연예술의 장르, 악기 등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프로그램도 공연 때마다 국악과 양악, 무용 등이 골고루 등장하도록 구성한다.

출연진은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과 함께 와인파티를 벌인 뒤 인근 식당에서 문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꽃피우며 거리를 좁혀나간다. 뒤풀이 비용은 참석한 출연진과 관객들이 1인당 1만 원씩 내 충당한다.

공연이 알려지면서 처음 30여명에 불과했던 관객이 최근에는 150명까지 늘었다. 가끔은 “공연이 무척 좋고 예술가들이 고생한다”며 뒤풀이 비용을 전액 대신 지불하는 ‘골든벨 관객’도 생겼다.

17일에는 2주년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오후 7시 반. 042-242-5333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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