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문구점 사장인 오완금(48) 씨는 폭염이 계속된 7월 한 달간 에어컨 없이 여름을 보냈다.
하지만 ‘극기훈련’이 괴롭지만은 않았다.
절전으로 아낀 돈을 남을 위해 기부하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끈 그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아낄 수 있었던 돈은 2만9560원.
오 씨는 여기에 아이들 용돈과 손님 모금액을 합쳐 4만2850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전달했다.
그는 시민단체 ‘아름다운 재단’이 7월 발족한 제1기 시민모금가 32명 가운데 한 명이다.
오 씨는 “절약도 하고 모금활동도 할 수 있다는 소식에 시민모금가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고한용(29·회사원) 씨의 목표는 금연이다.
고 씨는 “솔직히 그동안 담배의 유혹에 몇 번 넘어가 목표액 8만 원보다는 기부금이 좀 줄었다”면서 “그래도 시민모금가로 활동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졌다”고 전했다.
시민모금가들은 환자의 칭찬을 받을 때마다 일정 금액을 내는 치과의사부터, 일회용 대신 천 기저귀를 쓰고 모은 돈을 기부금으로 내는 주부, 보충수업기간 도보 통학으로 아낀 교통비를 내는 고등학생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스스로 정한 방법과 목표에 따라 모은 돈을 8월 재단에 기부한다.
아름다운 재단 김희정 간사는 “기부는 대기업이나 부자같이 돈 많은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문화”라고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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