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부부 “한국에 안돌아간다”

  • 입력 2006년 8월 23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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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영아 살해 유기 사건에 연루된 프랑스인 장루이 쿠르조 씨 부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은 영아의 부모가 아니라고 거듭 주장하며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프랑스 중부 투르 시 변호사 사무실에서 연 회견에서 쿠르조 씨는 “논란이 된 기간에 아내는 임신한 적이 없다”며 “한국 경찰의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DNA 검사와 관련해 쿠르조 씨는 “검사에 자발적으로 협력했으며 강제적인 분위기는 없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인 베로니크 씨가 한국에서 받은 자궁 적출 수술과 관련해 쿠르조 씨 부부는 “수술을 하기는 했지만 임신이나 출산과는 무관한 수술이었다”고 주장했다.

쿠르조 씨는 “한국의 사법제도나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어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조사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한국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고위 간부로 알려진 그는 “내가 일하는 분야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해당 업체 간 경쟁의 와중에 음모가 꾸며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한국 경찰과 언론에 대한 불만이 강하게 제기됐다. 쿠르조 씨의 변호사 마르크 모랭 씨는 “한국 경찰이 조사를 마칠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나오고 수사 방향이 계속 변했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모랭 씨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한국보다는 프랑스에서 더 강하게 지켜진다”면서 “한국 경찰이 조사하는 내용이 그때그때 곧바로 한국 언론에 알려져 한국 경찰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한편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쿠르조 씨 부부가 한국으로 가지 않기로 함에 따라 프랑스 측에 수사 관련 서류를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투르=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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