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실물과 비슷한 모형을 만들어 배려한 것이 눈에 띄네요.”(어머니)
초등학교 6학년인 딸(김성현·효성서초교)과 함께 18일 인천시립박물관을 찾은 김은숙(38) 씨는 “새로 단장한 인천시립박물관이 국립경주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증개축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인천시립박물관(연수구 옥련동 525)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46년 4월 1일 문을 연 인천시립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공립박물관. 개관 60주년을 맞아 전시 공간을 늘리고 유물을 확충했다.
종전보다 배나 넓어진 1763평 전시실에서는 선사시대 유물을 비롯해 1883년 인천개항 후 격동의 한 세기를 걸어 온 인천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선사시대∼고려시대 유물이 전시된 제1역사실에서는 인천의 발상지인 문학산 일대와 계양산 주변 선사시대 흔적을 볼 수 있다. 계양구 동양동에서 발굴된 백제시대(4세기경) 토광묘, 돌도끼, 돌검과 서구 경서동에서 출토된 서민 도자기인 녹청자와 강화 지역에서 발굴된 각종 도자가 전시돼 있다.
제2역사실에는 일제강점기 인천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1918년 완공된 인천항 갑문의 모형과 개화기 인천의 모습이 관람객의 발길을 잡는다.
공예전시실에서는 원저단경호, 광구병 등 삼국시대에 많이 쓰이던 토기부터 고려청자, 조선백자, 분청사기 등 천년도공의 숨결이 느껴지는 진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실과 전시실 사이에는 중국식 대형 청동화로가 놓여 눈길을 끈다. 일제가 전쟁 무기를 만들기 위해 중국에서 수탈한 화로로 부평 무기제조창에 보관된 것을 광복 뒤 박물관에 옮겨 놓은 것.
전시실에서 만난 송다실(15·신흥여중 2년) 양은 “선조들이 입던 옷과 의복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모형도가 함께 전시돼 복식사를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기획전시실에서는 도시 형성 과정이 비슷한 인천, 상하이(上海), 요코하마(橫濱) 등 3개 도시의 개항 전 도시 형성과 근대 건축물, 도시기반 시설을 전시해 놓은 도시기행전이 열리고 있다.
시립박물관 윤용구 학예실장은 “전시 위주의 박물관 운영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를 늘린다는 것이 재개관 이후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는 재개관을 기념해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이후에도 성인에게만 관람료 400원을 받고 청소년과 어린이는 무료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032-832-2570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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