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로드맵 강행’ 반발 ILO총회 철수

  • 입력 2006년 8월 31일 03시 01분


한국노총이 30일 정부의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에 대한 입법예고 강행 방침에 반발해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에서 전격 철수했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의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의 철수로 이날 오후부터 행사가 부분적으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최국이 행사를 망쳤다는 국제적 비판은 물론 한국 노동계는 대화와 협상보다는 극단적인 선택만 한다는 대외 이미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현재 논의하는 사안(로드맵)의 내용을 공개하고 입법예고 강행 방침을 밝힌 것은 노동계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를 규탄하는 뜻에서 ILO 총회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9월 2일 열릴 노사정 대표자회의 불참도 심각하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단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로드맵에 대해 노사정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9월 7일경 입법예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정은 로드맵의 전체 40개 과제 중 35개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이견을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민주노총마저 빠지면 총회 진행이 어려워 질 수 있어 잔여행사에 계속 참여키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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