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의 마당발'로 알려져 있는 박모 씨(51)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박 씨가 관계한 여러 사건으로까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차동언)는 5일 전 굿모닝시티 회장 윤창렬 씨에게 대출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고, 양도 권한이 없는 상가를 팔겠다고 속여 거액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박 씨를 구속했다. 윤 씨는 분양 사기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박 씨는 2002년 당시 법정관리 중이던 H건설의 인수 자금을 구하던 윤 씨에게 H건설 소유 상가 11곳을 재개발해서 이익이 나면 이익금의 50%(400억 원 상당)를 받고 이익이 나지 않으면 100억 원을 받기로 하고 J상호저축은행을 통해 200억여 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해준 혐의다.
박 씨는 2003년 1월 H상가 9곳의 인수권을 넘겨주겠다고 속여 사업가 정모 씨로부터 22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씨는 J상호저축은행을 165억 원에 매수하기로 약정했으나 계약금 55억 원만 지급한 채 편법을 동원해 사실상 지배했으며, 이 은행을 통해 윤 씨 외에 다른 사람에게도 217억원을 대출받게 해주는 등 저축은행을 '사금고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C건설 등 8개 건설회사의 실제 운영자로 제2금융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사건 당시 박 씨가 윤 씨의 배후인물 중 한 명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검찰의 수사를 받지는 않았다.
박 씨는 2002년 '이용호 게이트' 때에도 거론됐다. 이 씨의 돈 5000만 원을 박 씨가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 김 전 부의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박 씨가 최근 구속된 '새로운 성남' 대표 권덕만(43) 씨에게 B상호저축은행을 통해 200억 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해주는 대가로 50억 원과 성남 신흥동 복합단지 개발권 45%를 넘겨받은 부분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박 씨와 가까운 한 인사는 "박 씨가 권 대표에게 대출을 알선했다는 200억 원은 투자의 성격이 짙다"면서 "권 대표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자 박 씨가 돈을 대는 대신 개발수익의 일정부분을 나누기로 두 사람이 약정서를 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씨는 또다른 상호저축은행 대출비리와 관련해 지난달 대전지검 천안지청에서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사 2명을 투입해 박 씨의 계좌를 폭넓게 추적하고 있다"면서 "박 씨가 J상호저축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하게 된 과정, 박 씨가 대출받은 돈의 용처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