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 농림부, 환경부, 산업자원부 등은 2005년 7월부터 폐광 지역 44곳에서 생산된 농산물 10종(쌀 배추 시금치 대두 팥 고구마 무 감자 파 옥수수)의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내 및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의 잔류 허용기준치를 넘는 납과 카드뮴 등이 검출됐다고 5일 발표했다.
쌀은 조사 대상 757건 중 27.5%가 납 허용기준치를 초과했으며 8.1%가 카드뮴 허용기준치를 초과했다. 일부 지역에선 국내 및 코덱스 허용기준치를 적게는 17배, 많게는 32배 초과하는 납(6.547ppm·허용기준치의 32.7배)과 카드뮴(3.513ppm·17.5배)이 검출됐다.
쌀은 중금속 잔류 허용기준치가 설정된 유일한 국내 농산물로 카드뮴 허용기준치는 0.2ppm(코덱스는 0.4ppm)이다.
배추도 조사대상 367건 가운데 27.5%가 납, 28.1%는 카드뮴 허용기준치를 넘었다. 납의 경우 허용기준치의 최고 40배, 카드뮴의 경우 최고 17배 초과하기도 했다.
폐광 지역 농산물의 수은과 비소, 구리 등의 오염 정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금속에 대한 허용기준치를 설정한 국가는 없다.
이번 조사는 2004년 6월 경남 고성군 삼산면 병산마을 폐광 주변 주민들이 공해병인 이타이이타이병 증세가 의심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따라 전국 폐광 지역 실태 파악 및 농산물 안전관리를 위한 중금속 허용기준치 설정을 위해 이뤄졌다. 이번 조사대상은 전국 폐광 936곳의 4.7%에 해당한다.
폐광 지역 농산물은 폐광에서 나온 중금속에 오염된 물이 농수로 유입되거나 토양이 오염돼 중금속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중금속 허용기준치가 설정될 때까지 이달부터 코덱스 허용기준치를 초과하는, 폐광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농산물을 수매해 폐기처분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국민의 혼란을 막는다는 이유로 조사 대상 폐광 지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폐광이 지역구에 있는 일부 국회의원은 정부 측에 지명 비공개를 요구했다.
정부 관계자는 “폐광 지역 농경지 2005년 현재 전체 농경지 182만 ha의 0.006%에 불과하다”면서 “이 지역의 농산물 생산량이 미미하고 유통량도 많지 않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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