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전직 대통령 금 사세요”

전직 대통령이 숨겨둔 금을 싸게 팔겠다고 속여 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금 유통업자 등에게 전직 대통령이 비자금으로 숨겨놓은 금을 싸게 팔겠다고 속여 모두 8000만 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김모(48) 씨를 5일 구속하고 전모(52)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경찰은 달아난 차모(54) 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6월 7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A커피숍에서 금 수입업자 박모(55) 씨를 만나 “전직 대통령이 비자금 명목으로 경기 양평의 군부대에 순금 400t을 숨겨놓았다”며 “이 금을 싸게 팔겠다”고 속여 4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김 씨를 전직 대통령의 금 관리자이자 현재 감춰놓은 금을 관리하는 ‘어르신’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금 수입업자 엄모(47) 씨에게 접근해 군부대에 감춰놓은 금을 찾는 데 쓴다고 속여 2000만 원 상당의 승용차 1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첫 피해자인 박 씨의 고소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으며 같은 수법으로 회사원 유모(53) 씨도 속여 3600만 원을 받아 챙기려 했지만 금을 보관한 장소를 보여 주지 않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유 씨가 거래를 거부해 미수에 그쳤다고 털어놓았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