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외환은 본사-LG CNS 전격 압수수색

  • 입력 2006년 9월 6일 15시 49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된 2003년을 전후해 수십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6일 서울 중구 을지로 2가 외환은행 본점 IT사업본부와 중구 회현동 LG CNS 금융사업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시스템 통합 및 구축 전문 기업인 LG CNS는 2002년 3월 외환은행의 차세대 금융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된 뒤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200억 원대 규모의 시스템 구축사업을 맡았다.

검찰은 이날 오후 외환은행 본점에 중수1과 수사관 7명을 보낸 동시에 LG CNS에는 검사 1명과 수사관 10명을 보내 금융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자료와 컴퓨터 본체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에 깊이 관여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LG CNS로부터 납품받은 금융시스템 장비 가격을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행장은 2002년 5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은행장으로 재직해 LG CNS의 금융시스템 구축 기간과 재임 기간이 겹친다.

채동욱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번 압수수색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 사건 수사를 하기 위한 수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외환은행이 전산장비 납품업체와의 거래를 통해 수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하고 이 전 행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검찰은 당시 이 비자금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을 전후해 이 전 행장의 판공비 등으로 쓰였다는 진술을 확보했었다.

검찰의 외환은행 비자금 수사는 외환은행 매각의 전모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이 전 행장의 입을 열기 위한 우회적인 압박 수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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