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가족 4명 미국 밀입국시도

  • 입력 2006년 9월 6일 16시 37분


북한을 탈출해 6년 전 한국에 정착한 새터민 가족 4명이 생활고를 못 이겨 관련 서류를 허위로 만들어 미국으로 출국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외사과는 미국으로 위장 입국하기 위해 국내 브로커를 통해 위조된 재직증명서, 납세증명, 은행 잔고증명 등 관련서류를 주한미국대사관에 제출한 조모(53) 씨 등 새터민 가족 4명에 대해 공문서 위조 혐의로 6일 불구속 입건했다.

조 씨는 "미국에서 일하면 월 300만 원 이상을 벌 수 있다"는 50대 여자 브로커의 말에 속아 미국 비자를 받으면 5000만 원을 주기로 하고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처럼 관련 서류를 위조해 미국 대사관에 제출한 혐의다.

경찰은 조 씨에게 위조된 입국 서류를 만들어 준 50대 여자 브로커를 수배했다.

북한에서 중좌(소령과 중령 중간 계급)로 근무하다 1999년 11월 중국으로 탈북한 뒤 몽골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조 씨와 조 씨의 부인(49)은 지난 6년간 번듯한 직장에서 한 번도 일하지 못하고 일용직 노동과 파출부 등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 일가는 지난해부터 자녀 2명이 모두 대학에 진학하고 국가 지원금이 45만 원으로 줄자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