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 있는 낡은 청동불상이 1400년경에 제작된 유물이라 믿고 모조품을 만들어 빼돌린 승려 등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개인 사찰에 있던 ‘청동관음보살불상’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승려 황모(44)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정모(52)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 등 3명은 우연히 둘러본 고양시의 S사찰에서 본 불상을 국보급 고미술품으로 지레짐작했다.
이들은 이 불상을 최소한 3억∼5억 원에 국내 고미술품 수집가에게 팔거나 그 10배의 가격으로 일본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찰 주인인 곽모(51·여) 씨와 6억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으로 6000만 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들은 잔금 기일이 다가오는데도 남은 돈을 마련하지 못하자 불상을 빼돌리기로 마음먹고 납으로 만든 모조불상 2점을 490만 원에 제작해 7월 20일 곽 씨가 절을 비운 사이 불상을 바꿔치기했다. 이들의 범행은 지분을 놓고 다툼을 벌이던 일당 중 한 명의 신고로 들통이 났다.
경찰 관계자는 “훔친 불상을 고미술협회에 감정 의뢰한 결과 7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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