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천양제지 최영재 대표, 쑥-황토 섞어 벽지 개발

  • 입력 2006년 9월 7일 06시 25분


서화(書畵)용으로 주로 쓰이던 전통 한지가 참살이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한지 제조업체인 전주 천양제지(대표 최영재)는 전통한지에 편백과 쑥, 맥반석, 황토, 숯 등 천연재료를 첨가한 기능성 한지 벽지를 최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벽지는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펄프에 피톤치드 성분이 많은 편백과 쑥의 원액을 추출해 첨가하고 맥반석과 황토, 숯가루를 섞어 한 장씩 뜨는 전통 방식으로 생산된다.

최 대표는 새집증후군에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들의 치료법을 고민하다가 이 벽지를 개발하게 됐다.

시험 삼아 항균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편백과 쑥이 들어간 한지로 벽을 발랐더니 아들의 증세가 크게 호전되고 집 분위기가 차분해져 큰 효과를 본 것.

그는 한지의 약점인 디자인과 색상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지에 송홧가루와 치자, 쪽, 백련초, 복분자 등 천연재료로 물을 들이고 현대 감각에 맞게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했다.

이 벽지는 최근 전주시 풍남동 도지사 관사와 전주 우석대 한방병원 입원실, 완주 화산중학교 기숙사 등에 시공돼 호평을 받았다.

시공비를 포함해 평당 2만2500∼4만 원 선으로 최고급 벽지보다 싼 편이며 회사에서 직접 시공을 맡는다.

최 대표는 “전통 한지의 장점인 습도조절 능력과 통기성을 살리면서 한약재를 첨가하는 등 소비자의 필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한지를 개발하고 있다”며 “한지가 더는 고리타분한 옛것이 아니라 세련되고 기품 있는 인테리어 소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전통한지와 기계한지 등을 한 해 100만 장가량 생산해 일본과 대만에 수출하고 있으며 1993년 한지업체로는 처음으로 ‘백만 불 수출탑’을 받았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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