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수자원公-환경단체 낙동강 하구둑 야간조명 사업 논

  • 입력 2006년 9월 8일 0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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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도래지인 을숙도 인근 낙동강 하구둑에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문제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와 환경단체가 마찰을 빚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은 하구둑의 야간 이미지 개선과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총 8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낙동강 하구둑 수문에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달 17일 시작돼 공정의 30%가 진행된 이 사업은 20일부터 본격적인 조명 설치공사에 들어가 다음 달 말경 완공될 예정이다.

경관 등(燈)은 낙동강 하구둑 수문기계탑 11곳에 상 중 하 3개씩 총 33개가 설치되며, 색깔이나 비추는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로 꾸며진다.

이 사업은 2004년 부산시가 아름다운 도시 가꾸기 사업의 하나로 야간경관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수자원공사 측은 시민 6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98%가 경관조명 시설 설치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조명시설 설치가 철새 서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용역을 별도로 실시했다.

조류 전문가가 담당한 용역에서는 “2004년 한 해 동안 낙동강 하구둑 상하 약 500m 내에서 기록된 조류는 우점종인 갈매기류 등 총 22과 57종 5632개체로 대부분 수문에서 거리를 두고 행동하고 있어 조명시설을 설치한다 해도 새들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문화재보호구역인 이곳에 겨울 철새 도래기인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불을 끈다는 조건으로 문화재청의 문화재현상변경 승인을 얻었고 이외의 시기에는 해 진 뒤부터 오후 11시까지만 불을 밝히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습지와 새들의 친구’, ‘낙동강 하구를 생각하는 모임’ 등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은 “당초 용역에서 야행성 조류들에 대한 조사는 빠져 있다”며 “철새 도래지에 야간조명을 비추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들은 “생태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경관조명을 설치한다는 것은 새를 쫓아내는 것과 같다”며 “경관조명 설치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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