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인천공항 주변 가로수 100여그루 ‘쇠사슬 고문’

  • 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주변에 심어진 가로수 100여 그루의 허리가 쇠사슬로 깊이 파였다. 이 쇠사슬은 당초 나무의 뿌리가 활착되는 것을 돕기 위해 지지대용으로 설치됐던 것이다. 김동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주변에 심어진 가로수 100여 그루의 허리가 쇠사슬로 깊이 파였다. 이 쇠사슬은 당초 나무의 뿌리가 활착되는 것을 돕기 위해 지지대용으로 설치됐던 것이다. 김동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주변에 심어놓은 가로수 100여 그루가 ‘쇠사슬 고문’을 받는 것처럼 흉물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응급 처치에 나섰다.

이는 가로수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쇠사슬이 나무 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

인천공항공사는 2001년 3월 인천공항 개항 당시 여객터미널 주변에 왕벚나무, 느티나무 등을 심으면서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나무마다 지지대를 받쳐놓았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나무 허리 부위에 쇠사슬을 감은 뒤 지지대와 연결시켜 놓았던 것.

그러나 나무가 성장하며 줄기가 굵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쇠사슬을 적절하게 풀지 않아 심한 경우 쇠사슬이 나무 허리를 5∼10cm 파고들었다.

공사 측은 공항을 오가는 시민들이 계속 문제를 제기해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쇠사슬을 풀고 치료용 헝겊붕대를 감는 등 응급조치를 본격화했다.

인천공항공사 조경팀 김정하 대리는 “생육 상태를 잘 관찰해 쇠사슬을 느슨하게 해 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쇠사슬에 상처 난 부위가 잘 아물 수 있도록 국화열매로 만든 약으로 치료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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