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 상인회 “가스누출 집단손배소”

  • 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상가의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와 경찰 등이 원인 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명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독가스, 어디서 샜나=서울시와 종로경찰서,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은 9일 새벽 합동조사를 벌여 종각역 지하상가에 설치된 흡수식 냉난방기에서 발생한 폐가스(일산화탄소)가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지하상가 안으로 스며들어 온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하지만 기계 결함 때문인지, 아니면 배관 문제인지 분명하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종각역 지하상가의 냉난방기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경찰은 냉난방기에서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지하상가를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 직원과 지하상가 내 기계실 직원 등 3, 4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기로 했다.

▽지하상가 가스사고 무방비=종각역 지하상가뿐 아니라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지하상가 30곳(연면적 4만4377평, 매장 2775개) 가운데 유독가스 감지 장치를 설치한 곳은 1곳도 없다.

시설관리공단은 2009년까지 모든 지하상가에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가스를 사전 감시하는 공기 질 자동측정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종각역처럼 흡수식 냉난방기를 사용하는 지하상가가 서울에서 11곳에 이르는 데다 잠실역과 영등포역 지하상가는 LNG보다도 유독가스가 더 많이 배출되는 경유를 이용하고 있어 이들 지하상가만이라도 임시 가스 누출 경보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종각역 지하상가 번영회는 시설관리공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계획이다. 번영회 강계명(56) 회장은 “2003년 12월 상가를 리모델링한 후 냉난방 시설이 오히려 나빠져 시설관리공단에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고 2004년에는 감사원에 감사 청구까지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 설 기자 snow@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